신라면 사리곰탕면 보쌈 만드는 법 (라면수프 수육 꿀팁)
어제 짧은 릴스를 보다가 라면 스프로 수육을 삶는 장면을 봤습니다. 반신반의하며 한 번 해봤는데, 결과가 좋아서 그대로 기록해 둡니다.
고기 삶을 때 잡내를 잡으려고 안 해본 게 없습니다. 맥주에도 삶아봤고, 콜라에도 삶아봤고, 커피와 월계수잎, 통후추까지 다 써봤습니다. 그런데 라면 스프는 그 방법들과 결이 다릅니다. 잡내를 덮는 게 아니라, 국물 자체에 간과 감칠맛을 같이 넣어버립니다. 그래서 다 삶고 난 국물을 버릴 이유가 없어집니다.
저는 신라면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 이번에는 안성탕면과 사리곰탕면으로 진행했습니다. 신라면 스프를 쓰실 분을 위한 계량 조절값은 아래 비교표에 함께 정리해 두었습니다.
이 글의 순서
이번에 사용한 안성탕면과 사리곰탕면
왜 하필 라면 스프인가
사실 요즘 고기는 품질이 많이 좋아졌습니다. 사 온 뒤 냉장고에 오래 방치만 하지 않으면 잡내라고 할 만한 것이 거의 없습니다. 그래서 된장이나 월계수잎 같은 재료는 잡내를 잡는 용도라기보다, 고기 본연의 맛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향을 얹는 역할에 가깝습니다.
라면 스프가 특별한 이유는 여기에 있습니다. 라면 스프는 그 자체가 이미 완성된 국물 베이스입니다. 소고기·사골·양파·마늘·후추 분말이 이미 계산된 비율로 들어 있어서, 물과 고기만 있으면 나머지 계량을 사람이 할 필요가 없습니다. 집에서 수육 삶을 때 가장 실패하기 쉬운 지점이 "간을 얼마나 해야 하나"인데, 그 변수를 통째로 없애줍니다.
그리고 삶고 난 국물이 그대로 라면 국물이 됩니다. 이 부분이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.
신라면 · 안성탕면 · 사리곰탕면 스프 비교
세 가지 스프는 베이스가 서로 다릅니다. 어느 쪽을 쓰느냐에 따라 완성된 국물의 성격이 완전히 갈립니다.
| 스프 | 국물 성격 | 권장 사용량 (고기 800g 기준) |
이런 분께 |
|---|---|---|---|
| 안성탕면 직접 사용 |
된장 계열이 섞인 구수한 베이스. 고기와 가장 무난하게 붙습니다. | 분말스프 1봉 (약 31g) | 처음 시도하시는 분 |
| 사리곰탕면 직접 사용 |
맑은 사골 베이스. 갈비탕처럼 담백하게 떨어집니다. | 분말스프 1봉 (약 24g) | 매운 것을 못 드시는 분, 아이와 함께 드실 분 |
| 신라면 | 매운맛과 염도가 셋 중 가장 강합니다. 국물이 붉게 나옵니다. | 분말스프 2/3봉부터 시작 (약 20g) → 간 보며 추가 |
얼큰한 국물까지 같이 즐기실 분 |
건더기 스프는 넣지 않습니다. 세 가지 모두 분말(액상) 스프만 사용하세요. 건더기는 오래 삶으면 풀어져서 국물이 탁해집니다.
재료 (4인분 기준)
반드시 필요한 것
- 돼지고기 덩어리 800g — 삼겹살, 목살, 앞다리살 중 택 1
개인적으로는 앞다리살을 추천합니다. 기름이 과하지 않으면서 살결이 촘촘해 썰었을 때 모양이 잘 잡힙니다. - 라면 분말스프 1봉 — 위 표 참고
- 물 — 고기가 완전히 잠기고 3~4cm 더 올라올 만큼
있으면 더 좋은 것
아래는 전부 생략해도 완성됩니다. 다만 두세 가지만 넣어도 국물의 깊이가 눈에 띄게 달라집니다.
- 대파 100g (흰 대 위주)
- 양파 200g (약 1개, 껍질째 반 갈라서)
- 통마늘 30g
- 통후추 2g
- 월계수잎 1~2장
- 된장 15g (약 1큰술)
- 소주 또는 청주 45ml (소주잔 한 잔)
- 인스턴트커피 가루 2g
조리 순서
- 고기 핏물 빼기 — 20~30분
덩어리 고기를 찬물에 담가 둡니다. 중간에 물을 한 번 갈아주면 더 깔끔합니다. 이 과정을 건너뛰면 국물 위에 회색 거품이 많이 뜹니다. - 향채와 스프 먼저 넣고 물 끓이기
냄비에 물을 붓고 대파·양파·마늘·통후추·월계수잎을 넣습니다. 여기에 라면 분말스프와 된장·소주·커피가루를 넣고 완전히 풀어줍니다. 고기는 아직 넣지 않습니다. - 물이 팔팔 끓으면 고기 투입
끓는 물에 넣어야 겉면 단백질이 바로 응고되면서 육즙이 덜 빠집니다. 찬물부터 같이 끓이면 고기 맛이 국물로 다 빠져나갑니다. - 중불로 낮춰 40~60분 삶기
800g 덩어리 기준입니다. 굵기가 두꺼우면 시간을 늘리세요. 중간에 한 번 뒤집어 주면 색과 간이 고르게 뱁니다. - 익음 확인
가장 두꺼운 부분을 젓가락으로 찔러 봅니다. 저항 없이 들어가고 맑은 육즙이 나오면 완성입니다. 붉은 물이 비치면 10분 더 삶습니다. - 5~10분 식힌 뒤 썰기
바로 썰면 육즙이 도마로 쏟아집니다. 잠깐 두었다가 결의 반대 방향으로 도톰하게 썰어 주세요.
남은 국물로 만드는 보쌈라면
이 레시피의 진짜 보상은 여기에 있습니다. 고기를 건져낸 국물은 이미 완성된 라면 국물입니다.
- 향채 건더기를 건져냅니다.
- 졸아든 만큼 물을 보충하고, 다진마늘 반 스푼을 넣습니다.
- 남겨 둔 라면 사리를 넣고 끓입니다.
썰어 둔 보쌈을 옆에 두고 이 라면을 같이 드셔 보시길 권합니다. 저는 이 조합 때문에 다음 날 또 삶았습니다.
보쌈 삶은 국물로 끓인 라면
실패를 줄이는 팁 4가지
1. 고기를 미리 실온에 꺼내 두세요.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차가운 덩어리는 겉만 익고 속이 설익기 쉽습니다. 30분 전에 꺼내 두면 이 문제가 거의 사라집니다.
2. 물은 아깝다 싶을 만큼 넉넉히. 라면 스프로 간이 세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분이 많은데, 짠맛은 대부분 물이 부족해서 생깁니다. 고기가 잠기고 3~4cm 더 올라오게 잡으세요.
3. 간이 걱정되면 절반부터 시작하세요. 분말스프를 15g 정도만 먼저 풀고, 20분쯤 지난 뒤 국물을 한 숟갈 떠서 간을 봅니다. 부족하면 그때 더 넣으면 됩니다. 반대로 이미 짜졌다면 물을 더 붓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습니다.
4. 사리곰탕면이 없다면 다른 사골 베이스 라면 스프로 대체할 수 있습니다. 브랜드에 따라 후추 강도가 달라서 국물 성격은 조금씩 바뀝니다.
자주 묻는 질문
Q. 라면 스프로 삶으면 너무 짜지 않나요?
물 양만 넉넉히 잡으면 짜지 않습니다. 고기 800g에 물 2.5~3L 정도가 기준입니다. 물이 적으면 어떤 스프를 써도 짜집니다.
Q. 신라면 스프를 써도 되나요?
됩니다. 다만 셋 중 매운맛과 염도가 가장 강하므로 1봉을 다 넣지 마시고 2/3(약 20g)부터 시작해 간을 보며 추가하세요. 국물이 붉게 나오는데, 그 국물로 끓이는 라면은 오히려 이쪽이 더 얼큰합니다.
Q. 삼겹살과 앞다리살 중 뭐가 낫나요?
기름진 보쌈을 원하시면 삼겹살, 담백하고 썰기 좋은 쪽을 원하시면 앞다리살입니다. 목살은 그 중간입니다.
Q. 남은 고기는 어떻게 보관하나요?
완전히 식힌 뒤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고 2~3일 안에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. 냉동도 가능한데, 이때는 국물을 조금 함께 담아 얼리면 해동했을 때 퍽퍽해지지 않습니다.
Q. 압력솥이나 에어프라이어로도 되나요?
압력솥은 가능합니다. 추가 울고 나서 15~20분이면 충분합니다. 다만 국물 맛이 덜 우러나서, 이 레시피의 핵심인 보쌈라면 단계에서는 아쉬움이 남습니다.
마무리
돈 내고 사 먹는 보쌈이 더 맛있습니다. 그건 부정하지 않겠습니다.
다만 냉장고에 고기 한 덩어리와 라면 몇 봉지가 있다면, 오늘 저녁에 바로 할 수 있는 요리라는 점이 이 레시피의 값어치라고 생각합니다. 특별한 재료도, 특별한 기술도 필요하지 않습니다.
한국 사람들의 이런 응용력은 볼 때마다 놀랍습니다. 라면 스프를 조미료로 쓴다는 발상 자체가 그렇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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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 · TheKei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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